실질적인 효용성을 고려한 자격증취득이 최우선이다
상담 현장에서 만나는 많은 이들이 흔히 범하는 실수가 있다. 바로 남들이 따니까 나도 따야 한다는 식의 불안감에서 비롯된 자격증 쇼핑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서 단순히 개수를 늘리는 것은 이력서의 칸을 채울 뿐 인사 담당자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 목표로 하는 직무와 아무런 접점이 없는 종이 한 장은 오히려 해당 분야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는 인상을 주기 십상이다. 따라서 본인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가성비를 따져보는 과정이 자격증취득 이전에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최근 들어 산업안전기사 같은 전문 기술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과거에는 그저 있으면 좋은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법정 선임 인력 기준이 강화되면서 반드시 있어야 하는 필수 조건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직종에 따라서는 자격증 하나가 월급의 앞자리를 바꾸거나 퇴직 후의 삶을 결정짓기도 한다. 이처럼 시장의 수요가 어디에 있는지 면밀히 살피는 것이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지 않는 가장 빠른 길이다. 유행하는 분야를 쫓기보다는 내가 가고자 하는 산업군에서 법적으로 요구하는 자격이 무엇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준비 기간 역시 현실적으로 잡아야 한다. 보통 기사 등급의 시험은 비전공자 기준으로 필기와 실기를 모두 합쳐 6개월 정도의 집중적인 시간이 소요되는 편이다. 이 기간 동안 생업과 병행할 수 있는지 아니면 단기 집중을 할 수 있는 환경인지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무작정 책부터 사는 것이 아니라 내가 투입할 수 있는 시간당 기대 수익을 따져보는 영리함이 필요하다. 자격증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일 뿐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연령대별로 달라져야 하는 전략적인 목표 설정의 차이
자격증을 따려는 목적은 세대마다 제각각이다. 20대 사회초년생에게는 직무 역량을 증명하는 최소한의 허들이고 40대와 50대에게는 재취업이나 노후 대비를 위한 안전장치가 된다. 특히 50대 주부나 은퇴를 앞둔 중장년층 사이에서는 베이비시터나 조리기능사 같은 실무 중심의 자격증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단순히 취미 생활을 넘어선 생계형 자격증취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욱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나이대에 따라 시장에서 요구하는 가치가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고 시작해야 한다.
예를 들어 20대라면 마케팅이나 IT 관련 자격증을 통해 실무 능력을 강조하는 것이 유리하다. 반면 중장년층은 풍부한 사회 경험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공인된 자격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 상담 과정에서 보면 50대 이상 구직자들은 신규 진입 장벽이 낮은 쪽을 선호하지만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이때는 민간 자격증보다는 국가에서 공인한 기술 자격을 취득하는 것이 재취업 시장에서 훨씬 높은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단순히 따기 쉬운 것을 고르기보다 남들이 쉽게 따지 못하는 것을 공략하는 것이 차별화 포인트가 된다.
현실적인 제약도 무시할 수 없다. 체력적인 소모가 큰 현장직 관련 자격증은 자칫 취득 후에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자신의 현재 신체 상태와 향후 10년 뒤의 활용 가능성을 고려하여 분야를 정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20대에게 추천하는 자격증과 50대에게 권하는 종목이 전혀 다른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각자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전략이 없으면 결국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꼴이 되고 만다.
자격증취득을 위한 응시 자격 확인부터 원서 접수까지의 과정
시험 공부에 앞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본인이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되는지 확인하는 단계다. 의외로 많은 수험생이 열심히 공부해서 합격권 점수를 만들어 놓고도 나중에 서류 심사에서 탈락하는 불상사를 겪는다. 특히 국가기술자격의 경우 기사 등급 이상은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 과정은 크게 네 가지 단계로 나누어 진행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고 실수가 없다.
첫 번째는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운영하는 큐넷(Q-Net)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응시자격 자가진단을 활용하는 것이다. 본인의 전공 학과와 경력 사항을 입력하면 해당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지 즉시 확인이 가능하다. 두 번째 단계는 증빙 서류의 준비다. 기사 시험을 예로 들면 관련 전공 4년제 대학 졸업자나 졸업 예정자 혹은 실무 경력 4년 이상이 증명되어야 한다. 경력 증명 시에는 고용보험 가입 기간이나 회사에서 발행한 직무 기술서가 포함된 경력증명서가 필요하므로 미리 챙겨두는 것이 좋다.
세 번째는 원서 접수 일정의 확인과 결제다. 국가기술자격 시험은 1년에 보통 3회에서 4회 정도 정기적으로 실시된다. 접수 당일에는 서버가 마비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므로 미리 아이디를 만들고 사진을 등록해 두는 철저함이 있어야 한다. 마지막 단계는 필기 합격 후 진행되는 응시자격 서류 제출이다. 필기 시험일로부터 정해진 기간 내에 서류를 제출하지 않으면 합격이 무효 처리되니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을 스스로 관리하는 것이 자격증취득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기술자격과 민간자격증 사이에서의 냉정한 비교와 선택
시중에는 수만 가지의 자격증이 존재하지만 그 권위와 활용도는 천차만별이다. 크게 국가가 관리하는 국가기술자격과 민간단체나 법인에서 발급하는 민간자격증으로 나뉜다. 상담을 하다 보면 이 둘의 차이를 명확히 모른 채 단순히 이름이 그럴듯하다는 이유로 민간 자격증에 수백만 원을 쏟아붓는 사례를 종종 본다. 냉정하게 말해서 공공기관이나 대기업 취업을 목표로 한다면 국가기술자격 이외의 선택지는 거의 의미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국가기술자격은 난이도가 높고 준비 과정이 까다롭지만 한 번 취득하면 평생 유효하며 법적인 효력을 갖는 경우가 많다. 반면 민간자격증은 취득이 쉽고 교육 과정이 짧은 편이지만 기업에서 경력으로 인정해 주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물론 특정 전문 분야나 신생 산업에서는 민간 자격이 유일한 기준이 되기도 하지만 이는 매우 한정적인 상황이다. 비용 측면에서도 국가 자격은 응시료 위주의 합리적인 수준인 반면 일부 민간 자격은 교재비나 자격 발급비라는 명목으로 과도한 금액을 요구하기도 한다.
두 옵션 사이에서 고민된다면 해당 자격증이 공신력이 있는지 그리고 구인 구직 사이트에서 필수로 요구하는 조건인지 확인해 보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워크넷이나 사람인 같은 포털에서 원하는 직무를 검색했을 때 우대 사항에 포함되지 않는 자격증이라면 취득을 재고해 봐야 한다. 때로는 미래이음 대출과 같은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자격증취득 비용을 마련할 수 있는 제도도 있으니 형편에 맞춰 적절한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종이 한 장을 사는 것이 아니라 내 노동의 가치를 높이는 투자임을 명심해야 한다.
합격 이후에 마주하게 되는 현실과 가치 증명을 위한 다음 단계
자격증만 따면 모든 고민이 해결될 것 같지만 사실 진짜 전쟁은 합격 통보를 받은 다음부터 시작된다. 자격증은 해당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지식을 갖췄다는 증명일 뿐 그 자체가 경력을 대신해주지는 않는다. 현장에서는 자격증은 있는데 실무를 모르는 장롱 면허 소지자들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따라서 자격증취득 직후에는 이를 어떻게 실무에 녹여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뒤따라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자격증과 관련된 인턴십이나 기간제 일자리를 통해 짧은 경력이라도 쌓는 것이다. 이론으로 배운 내용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몸소 체험해 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최근에는 하나의 자격증에 안주하기보다 관련된 보조 자격증을 추가로 취득하여 패키지화하는 추세다. 예를 들어 산업안전기사를 땄다면 위험물산업기사를 추가로 취득하여 자신의 몸값을 높이는 식이다. 이처럼 자기 계발의 연속성을 가져가야만 급변하는 고용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이 글을 읽는 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자격증의 환상에서 벗어나라는 점이다. 자격증이 없어서 취업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자격증밖에 없어서 취업이 안 되는 경우도 많다. 우선순위를 정하고 가장 효용성이 높은 것부터 하나씩 공략해 나가야 한다. 최신 채용 동향이나 시험 일정은 큐넷뿐만 아니라 HRD-Net 같은 사이트를 수시로 확인하며 정보를 업데이트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만약 당신이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무작정 학원을 등록하기보다 본인의 경력 기술서를 먼저 써보고 부족한 빈칸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작업부터 시작하기를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