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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받아온 수학 단원평가 시험지를 보고 든 생각들

어제는 아이가 학교에서 수학 단원평가 시험지를 가방 깊숙이 넣어가지고 왔다. 평소에는 알림장 확인하면서 준비물 챙기느라 바쁜데, 왠지 그날따라 아이 표정이 좀 묘해서 펼쳐보게 됐다. 결과는 생각보다 처참했다. 단순히 계산 실수를 몇 개 한 게 아니라, 개념 자체를 아예 잘못 이해하고 있는 문제들이 눈에 띄었다. 이게 뭐라고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지 모르겠다. 사실 초등학교 2학년 수학이 얼마나 대단한 수준이라고 이렇게 호들갑을 떠나 싶으면서도, 막상 빨간색으로 그어진 오답들을 보니까 속이 타들어 갔다.

학교 단원평가라는 이름의 불청객

학교에서는 수시로 단원평가를 본다. 예고 없이 치는 날도 있고, 며칠 전 알림장에 적혀 오는 날도 있다. 아이는 시험 보는 날 아침마다 배가 아프다거나 연필이 부러졌다는 둥 사소한 핑계를 댄다. 나도 처음에는 ‘그까짓 거 틀리면 어때, 다시 배우면 되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스크림 홈런이나 유명한 학습지 광고를 보면 다들 선행을 필수처럼 말하고, 심화 문제집을 풀리지 않으면 큰일 나는 것처럼 분위기를 조성한다. 주변 엄마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들 학원 하나는 기본으로 돌리는 것 같은데, 우리 집만 손 놓고 있는 건가 싶어 불안한 마음이 불쑥 튀어나온다.

집에서 인강으로 해결해 보려던 시도

불안한 마음에 집에 있는 태블릿으로 인강을 좀 틀어줬다. 유명하다는 사이트에서 한 달에 10만 원 안팎 하는 이용권을 끊어줬는데, 처음엔 아이도 선생님들이 분장을 하고 재미있게 설명해 주니까 신기해하며 봤다. 그런데 일주일이 지나니까 인강은 그냥 틀어놓기만 하고 눈은 딴 데 가 있다. 결국 모니터만 켜져 있고 아이는 멍하니 있는 모습을 보면서 이게 무슨 짓인가 싶더라. 영상이 너무 자극적이라서 그런 건지, 아니면 내가 너무 공부를 강요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사실 나도 옆에서 같이 보는데, 요즘 수학은 내가 배우던 방식이랑 달라서 오히려 나까지 머리가 복잡해졌다.

학원 보낼지 말지 여전히 고민 중

지방이라 인프라가 서울만큼 좋지는 않다. 근처에 있는 보습 학원은 한 달에 15만 원 정도 하는데, 거기 보낸다고 성적이 드라마틱하게 오를 것 같지도 않다. 그렇다고 매일 퇴근하고 돌아와서 1시간씩 내가 직접 봐주자니, 나도 사람인지라 욱하게 된다. “이걸 왜 몰라?”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걸 참느라 입술을 깨무는 게 일상이다. 초등학교 때 심화 과정을 굳이 풀려야 하느냐는 글을 커뮤니티에서 본 적이 있는데, 그 질문에 정답이 있긴 한 걸까. 기본 문제도 헷갈리는 마당에 심화는 사치인 것 같기도 하고, 반대로 기초를 탄탄히 다지려면 심화로 넘어가야 하는 게 당연한 순서 같기도 하고.

코로나 이후의 공백에 대한 찜찜함

생각해보면 아이가 유치원 다닐 때 코로나가 터져서 학교 수업이 파행으로 운영되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 제대로 개념을 잡지 못한 게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수학은 앞에 배운 걸 모르면 다음 단원을 이해하기 어렵다고들 하던데, 지금 우리 아이가 딱 그 꼴이다. 덧셈 뺄셈이 흔들리니까 곱셈으로 넘어가면서부터는 아예 손을 놓아버린 것 같다. 이걸 어떻게 다시 메워야 할지, 당장 내일 또 단원평가를 본다고 알림장에 적혀 있는데 마음만 급하다.

불안함은 사라지지 않는 것 같다

오늘도 아이를 앉혀놓고 문제집을 몇 장 풀게 했다. 30분 동안 투닥거리며 풀었는데, 어제보다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이해도가 낮다. 결국 오늘도 내가 잔소리를 늘어놓고 끝났다. 이렇게 가르치는 게 맞는 건지, 아니면 그냥 내버려 둬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옆 동네 사는 친구는 아이가 수학 학원만 세 군데 다닌다는데, 그게 정답인지 아니면 우리 집 방식이 언젠가 빛을 발할지 참 어렵다. 내일 시험지 결과가 또 나쁘게 나오면 나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까. 지금도 아이가 잠든 방 옆에서 이 고민만 반복하고 있다.

“갑자기 받아온 수학 단원평가 시험지를 보고 든 생각들”에 대한 2개의 생각

  1. 저도 아이가 갑자기 시험지를 꺼내서 볼 때, 처음엔 흥미를 보이더니 금방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에 마음이 많이 쓰였습니다. 수학 개념을 이해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해 주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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