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보호사 자격증, 처음엔 좀 쉬울 줄 알았다
요즘 다들 뭘 하나 해도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고 난리더라. 나는 평생 주부로 살다가 아이들 다 키우고 나니 갑자기 시간이 너무 많이 남는 거다. 그렇다고 젊을 때처럼 대단한 뭘 시작하기는 좀 그렇고, 그렇다고 집에서 마냥 티브이만 보고 있기도 답답했다. 친구들 만나 수다 떨다가 누가 ‘요양보호사’ 이야길 꺼냈다. 은퇴하고 나서 많이들 하는 일이라고, 자기 친구 엄마는 그거 따서 지금 잘 다니고 있다고. 솔깃했다. 뭔가 새로운 걸 배운다는 것도 좋았고, 작은 돈이라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괜찮겠다 싶었다. 일단은 집에서 편하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그때는 잘 몰랐지.
집에서 가까운 교육원, 등록금은 생각보다 비쌌지만
그래서 다음 날부터 바로 인터넷으로 동네 요양보호사 교육원을 찾아봤다. 여기저기 전화해보니 수업 시간도 제각각이고, 특히 등록금이 수십만원 단위로 훅훅 올라가서 처음엔 좀 놀랐다. 그래도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그중에 그나마 집에서 버스로 몇 정거장 안 되는 곳으로 정했다. 오전에 가는 반, 오후에 가는 반이 있었는데 나는 아침 일찍 가는 반으로 등록했다. 뭔가 일찍 움직여야 하루가 길게 느껴지는 기분이라서. 매일 아침 버스 타고 다니는 것도 처음 며칠은 의욕 넘쳤는데, 장마철에 비가 주룩주룩 오던 날은 우산 쓰고 버스 기다리는 게 그렇게 귀찮을 수가 없더라. 그래도 옆자리 아줌마들이랑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면서 다녔다.
인형 안고 기저귀 갈다 허리 나갈 뻔한 실습 교육
이론 수업은 솔직히 좀 지루했다. 앉아서 선생님 말 듣고 필기하는 거. 학교 다닐 때랑 비슷했다. 듣다 보면 졸릴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옆자리 아줌마들이랑 서로 콕콕 찌르면서 졸지 말라고 웃고 그랬다. 그런데 문제는 ‘실습’이었다. 이게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커다란 인형을 침대에 눕혀놓고 기저귀를 갈고, 목욕을 시키는 건데, 인형인데도 무게감이 꽤 있었다. 허리도 아프고 팔 힘도 많이 들어가더라. 선생님은 쉽게 쉽게 하시는데, 나는 손이 영 어색해서 인형 기저귀 하나 가는 데도 땀을 삐질삐질 흘렸다. 이걸 실제 사람한테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좀 막막해졌다. 운전면허 실기랑은 또 다른 종류의 긴장감이었다. 나는 이걸 잘할 수 있을까, 괜히 시작했나 싶기도 했다. 한 달 좀 넘게 그렇게 교육원에 다녔던 것 같다.
필기보다 실기, 합격 문자 기다리는 두 달이 더 길었다
교육원 수업이 끝나고 국가고시를 봤다. 필기시험은 외운 대로 찍으면 되니까 그럭저럭 풀었는데, 실기시험은 연습한 대로 했는지 어땠는지 기억도 잘 안 나더라. 시험장 분위기도 묘하게 긴장되고, 다들 열심히 하는 모습 보니까 나도 모르게 더 떨렸다. 결과는 한참 뒤에 나온다고 해서 그냥 잊고 지내려고 했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았다. 혹시라도 떨어졌으면 어쩌지, 또 돈 내고 다시 시험 봐야 하나,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시험 보고 합격 문자가 오기까지 거의 두 달 가까이 걸렸던 것 같다. 문자에 ‘합격’이라는 세 글자가 떴을 때 얼마나 안도했는지 모른다. 그제야 어깨에 있던 짐이 싹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자격증 따고 나니 막상 일자리는 어떻게 찾아야 할지
그렇게 어렵사리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손에 쥐게 됐다. 그런데 문제는 자격증을 땄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는 거였다. 이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잘 안 온다. 구인 공고를 보긴 하는데,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싶은 일도 많고, 조건도 다 제각각이다. 어떤 곳은 경력이 있어야 한다고 하고, 어떤 곳은 거리가 너무 멀다. 친구는 바로 취업해서 잘 다니고 있다고 하는데, 나는 아직 전화 한 통 걸 용기가 잘 안 난다. 인터넷으로 후기 같은 걸 찾아봐도 ‘쉽지 않다’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일단은 자격증만 가지고 있으면서 좀 쉬면서 천천히 생각해볼까 싶다. 이걸 따는 게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데, 이 시작이 제일 막막한 것 같아서 좀 답답하다. 남들은 다 잘하는 것 같던데, 나는 왜 이리 헤매는지 모르겠다. 뭐든 쉽지 않네.

버스 타면서 아줌마분들과 이야기 나누는 게 처음에는 의욕이 넘쳤는데, 장마에 비 오니까 생각보다 귀찮더라고요.
실기 시험 긴장한 거 진짜 공감해요. 저도 처음 땄을 때 진짜 많이 떨렸거든요. 특히, 본인만의 노하우가 아직 없으니까요.
처음엔 정말 몰랐던 현실이네요. 실습 교육 때 허리 탈 뻔한 거 생각하면 덜덜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