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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자격증 따보겠다고 설치다가 접수날짜를 놓쳤다

서점에 갔다가 괜한 의욕만 앞섰던 날

주말에 서점에 들렀다가 눈에 띄는 제목의 책을 하나 샀다. 요즘 들어 사무직 쪽 일을 하면서도 뭔가 손에 잡히는 결과물이 없다는 게 계속 신경 쓰였던 터였다. 30대 중반이 넘어가니 주변에서 다들 뭐라도 하나씩 따는 것 같고, 나만 정체되어 있는 기분이라 마음이 조급해졌다. 그래서 덜컥 사무직 자격증 관련 수험서를 집어 들었다. 책 가격만 해도 거의 3만 원 가까이 했는데, 그 돈을 내면서 스스로에게 ‘이번엔 진짜 한다’라는 주문을 걸었다. 막상 집에 와서 책장을 넘겨보니 글씨가 너무 작고 내용이 방대해서 벌써부터 눈이 침침해지는 기분이었다. 예전엔 어떻게 이걸 다 외우고 시험을 쳤나 싶다.

집 근처 문화회관 프로그램의 함정

조금 더 찾아보니 여성문화회관 같은 곳에서 국비 지원을 받아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인터넷으로 조회해보니 생각보다 프로그램이 다양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등록 기간이 딱 내가 바쁜 월말이랑 겹쳐 있었다. 업무 마감 때문에 정신없어서 웹사이트 접속해서 로그인하는 것조차 깜빡했다. 나중에 들어가 보니 이미 대기 인원도 꽉 차서 사실상 올해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집에서 혼자 공부하는 게 나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막상 혼자 책을 펴면 유튜브 보느라 10분을 집중하기가 힘들다. 이게 다 의지 부족인 건지 아니면 단순히 시스템 탓인지 구분이 잘 안 된다.

범죄 경력 조회까지 해야 한다는 사실에 멈칫

관련 분야 자격증을 몇 개 더 검색해보는데, 아이돌봄이나 사회복지 관련 자격증들은 범죄 경력 조회 같은 서류를 미리 챙겨야 한다고 나왔다. 시험 공부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뭔가 행정적인 절차까지 얽혀 있으니 갑자기 일이 커지는 기분이었다. 가뜩이나 회사 일도 벅찬데 건강검진 결과지에 범죄 이력까지 떼러 다닐 생각을 하니 벌써 피로가 몰려왔다. 자격증 취득이 단순히 자기계발인 줄 알았는데, 왜 이렇게 사회적인 관문이 많은지 모르겠다. 50대 언니들은 이런 거 어떻게 다 준비해서 자격증을 따시는지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온라인으로 학점 인정까지 알아보다가 포기

학점은행제 같은 시스템도 들여다봤다. 화학공학이나 전문학사 관련 내용들을 보는데, 내가 이전에 대학에서 들었던 학점들이랑 자격증을 병행하면 기간을 줄일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 내 학점을 조회해보려고 공인인증서를 띄웠는데, 비밀번호가 기억나지 않아서 세 번 틀리고 결국 막혔다. 재설정하는 데만 30분이 넘게 걸릴 것 같아 그냥 노트북을 덮었다. 자격증 하나 따는 게 이렇게 복잡한 과정이었나 싶다. 필기시험 성적이나 가산점 확인하는 시스템조차 2027년까지 조회 가능하게 되어 있는 걸 보며, 나는 도대체 언제쯤 저기까지 가서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볼 수 있을지 막막해졌다.

어설픈 시작이 가져온 묘한 피로감

결국 서점에서 사온 책은 책상 구석에 방치되어 있다. 책 표지에 붙은 가격표를 볼 때마다 ‘내가 왜 이걸 샀지’ 하는 생각과 ‘그래도 언젠간 하겠지’ 하는 미련이 동시에 든다. 주변에선 벌써 자격증 몇 개씩 따서 이직 준비한다는 소리가 들리는데, 나는 여전히 첫 페이지 문법만 맴돌고 있다. 학점 조회 사이트도 안 들어가지고, 문화회관 접수도 놓치고, 범죄 경력 조회 서류는 떼보지도 못했다. 뭔가 제대로 시작도 안 해본 것 같은데 벌써 지친 느낌이다. 다음 달에 다시 도전할 수 있을까? 사실 잘 모르겠다. 그냥 이대로 회사 일이나 열심히 하는 게 정신 건강에 나을지도 모른다는 의문이 계속 남는다.

“갑자기 자격증 따보겠다고 설치다가 접수날짜를 놓쳤다”에 대한 2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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