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정말 아무런 계획도 없이 민간 자격증이라는 걸 검색하기 시작했다. 40대 중반에 접어드니 주변에서 다들 뭐라도 하나씩은 따놓아야 한다고,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공부를 해두라는 말을 너무 많이 들어서 그랬던 것 같다. 스마트폰 화면을 몇 시간 동안 넘기다가 눈에 들어온 곳이 하나 있었다. 정확히 이름이 기억나진 않지만 무슨 무슨 협회에서 주관하는 자격증 과정이었는데, 비용도 10만 원 안팎으로 생각보다 저렴했고 온라인으로 강의만 들으면 바로 시험 응시가 가능하다고 했다. 그때는 그게 참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거창한 학원까지 갈 시간도 없고, 당장 국비 지원 학원 검색해서 등록하는 것도 너무 복잡하고 막막하게 느껴졌으니까.
집에서 듣는 온라인 강의의 현실
처음에는 의욕이 넘쳤다. 밤마다 아이들 재우고 태블릿을 켜서 강의를 틀어놓았다. 그런데 며칠 지나지 않아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강사님이 설명하는 내용은 생각보다 너무 이론 위주였고, 내가 현장에서 이걸 어떻게 써먹을지에 대한 감이 전혀 오지 않는 거다. 분명 제2의 직업을 찾는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그냥 화면 속의 글자를 읽어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가끔 협회 사이트 게시판에 들어가 보면 질문들은 하나같이 시험 일정이나 합격 기준에 대한 것뿐이었다. 진짜 실무적인 고민을 나누는 공간이라기보다는, 자격증 발급을 위한 절차를 확인하는 곳에 가까웠다. 나도 결국 강의를 다 듣고 나니 ‘이걸 따면 정말 어디서든 써먹을 수 있는 건가?’ 하는 회의감이 밀려왔다.
잊고 지냈던 수수료와 발급 비용
강의를 다 듣고 시험을 보려니 갑자기 또 다른 벽이 나타났다. 시험 응시료는 생각보다 저렴했는데, 막상 합격하고 나니 자격증 발급비가 따로 있었다. 그것도 꽤 쏠쏠한 금액이었다. 택배비까지 포함해서 5만 원 정도를 더 결제해야 했다. 처음에 강의료를 낼 때는 생각도 못 했던 부분이라 좀 당황했다. 뭐, 요즘 다들 이렇게 하니까 그러려니 하고 결제는 했지만, 종이 한 장에 자격증이라는 이름이 붙어서 오는 걸 기다리는 동안 마음이 참 묘했다. 내가 이걸 따기 위해 쓴 시간과 돈이 실제 취업 시장에서 얼마나 가치가 있을지 문득 궁금해졌다. 주변 지인들에게 물어봐도 다들 아는 듯 모르는 듯한 반응이라 딱히 물어볼 곳도 없었다.
자격증이 정말 보장이 될까
나중에 알고 보니 사회복지사나 바리스타 같은 국가 공인 자격증은 한국사회복지사협회나 한국커피협회 같은 곳에서 정말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실습까지 거친다고 들었다. 내가 딴 민간 자격증과는 무게감이 완전히 달랐다. 물론 내가 딴 게 쓸모없다는 건 아니지만, 처음부터 너무 쉽게 생각하고 접근했다는 후회는 조금 남는다. 나중에 이력서에 한 줄이라도 적을 수 있을까 싶어 일단 가지고는 있는데, 막상 어디 내밀기도 민망한 수준인 것 같다. 그냥 내 만족인가 싶다가도, 때로는 이게 시간 낭비였나 싶어 컴퓨터 한쪽에 저장해둔 파일 목록을 보면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
여전히 남아있는 막막함
지금도 가끔 밤에 잠이 안 오면 검색창에 40대 여성 취업이나 자격증 추천 같은 단어를 입력한다. 그러면 또 새로운 협회들이 우후죽순 나타나서 반짝이는 이름의 자격증들을 광고한다. 그때마다 나는 또 클릭을 할까 말까 고민한다. 이미 가지고 있는 자격증도 아직 제대로 활용해 본 적이 없는데 말이다. 어제는 우연히 집 앞 카페에서 바리스타 자격증 따는 과정을 홍보하는 전단지를 봤다. 3급, 2급 따면서 고생했다는 후기를 보니 내가 너무 쉽게만 가려 했던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래도 다시 처음부터 실습을 하고 학원을 다닐 엄두는 나지 않는다. 아마 내일도 나는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다가 또 어떤 자격증이 좋을지 고민하며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저 그런 나의 일상적인 기록
사실 이런 기록을 남기는 것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려는 건 아니다. 그냥 내가 겪은 이 소소하고 씁쓸한 경험을 어디엔가 털어놓고 싶었을 뿐이다. 자격증 하나 땄다고 인생이 바뀌지도 않고, 그렇다고 엄청난 큰 손해를 본 것도 아닌, 참으로 어정쩡한 중간 지점에 서 있는 기분이다. 다음에 또 뭔가 새로운 걸 시작하게 된다면 그때는 조금 더 신중해질까? 글쎄, 아마 또 금방 잊어버리고 덜컥 등록 버튼부터 누를 것 같기도 하다. 사람은 원래 그런 법이니까.

강사님 설명이 이론 위주라서 현장 적용이 어려웠다는 점,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어요. 특히 시험 합격 후 발급비 때문에 좀 허탈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