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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자격증이라는 걸 따보겠다고 설쳤던 시간들

호기심으로 시작했던 자격증 공부

솔직히 고백하자면 내가 탐정 자격증을 따겠다고 마음먹었던 건 딱히 거창한 미래를 꿈꿔서가 아니었다. 그냥 직장 생활이 너무 지루했고,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멍하니 TV를 보다가 문득 누군가 사주나 타로를 공부해서 자격증까지 땄다는 기사를 봤기 때문이다. ‘아, 저런 것도 자격증이 있나?’ 싶은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무언가 새로운 걸 공부해야겠다는 강박이 생겼다. 그게 시작이었다. 포털 사이트에 검색을 하다가 한국진흥교육원 같은 곳에서 운영하는 민간 자격증 과정들을 보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종류가 너무 많아서 뭘 골라야 할지 한참을 고민했다. 결국 이름이 조금 그럴듯해 보이는 탐정 관련 과정에 등록했다.

집에서 하는 온라인 강의의 함정

수강료는 대략 십만 원 초반대였던 것 같은데, 직장인 국비 지원을 알아보려다가 절차가 생각보다 복잡해서 그냥 내 돈을 내고 결제했다. 그때는 그게 제일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막상 강의를 듣기 시작하니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 노트북 앞에 앉아서 이어폰을 끼고 강의를 듣는데, 솔직히 집중이 잘 될 리가 없다. 교수님의 목소리는 나긋나긋하고, 회사에서 시달리고 돌아온 밤에 듣는 이론 수업은 수면제와 다를 바 없었다. 20대 때 공부하던 마음으로 패기 있게 시작했지만, 30대가 되어 다시 마주한 공부는 단순히 의지의 문제가 아니었다. 가끔은 자막이 밀리는 영상 오류 때문에 짜증이 치밀어서 노트북을 덮어버린 날도 있었다.

자격증이 정말 쓸모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

어느 정도 강의를 다 듣고 나니 시험을 봐야 했다. 온라인으로 치르는 시험이라 크게 긴장할 건 없었지만, 막상 문제를 풀면서도 스스로에게 계속 물어봤다. ‘이걸 따서 도대체 어디에 쓰지?’라는 생각 말이다. 뉴스에서는 3형제가 같은 전기시스템공학과에 진학해서 열심히 자격증 준비를 한다는 훈훈한 소식도 들리는데, 나는 왜 이렇게 근본 없는 공부를 하고 있나 싶어 조금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 물론 길미 같은 유명인도 자격증을 땄다고 하니 나도 뭔가 하나쯤 남는 게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끝까지 밀어붙이긴 했다.

시험 당일의 기묘한 긴장감

드디어 시험을 보는 날, 집에 혼자 남아서 모니터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사실 책을 옆에 펼쳐놓고 봐도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는 정직하게 풀어보겠다고 꽤 진지하게 임했다. 한 30분 정도 걸렸나. 문제를 다 풀고 제출 버튼을 누르는데 묘한 기분이 들었다. 합격했다는 메시지가 뜨는 순간, 기쁨보다는 ‘이제 이 지루한 강의를 더 안 들어도 되는구나’ 하는 안도감이 훨씬 컸다. 자격증은 며칠 뒤 우편으로 도착했다. 종이 한 장 달랑 들어있었지만, 그래도 내 이름이 박혀 있는 걸 보니 아주 조금은 뿌듯하기도 했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

결국 자격증은 책상 서랍 속에 처박혀 있다. 그걸 취업에 활용할 일도 없고, 당장 투잡으로 연결할 생각도 없다. 가끔 술자리에서 지인들에게 ‘나 탐정 자격증 있는 사람이야’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야기하면 다들 웃어넘긴다. 그게 전부다. 예전에는 이런 자격증 하나가 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열쇠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던 것 같은데, 막상 손에 쥐어보니 그냥 종이 쪼가리 하나 더 늘어난 기분이다. 다음에 또 뭔가 새로운 걸 시작하고 싶어질 때, 그땐 정말 실용적인 걸 해야 할지 아니면 또 이렇게 엉뚱한 거에 꽂혀 시간을 보낼지 나 자신도 잘 모르겠다. 일단 지금은 그냥 그대로 둔다.

“탐정 자격증이라는 걸 따보겠다고 설쳤던 시간들”에 대한 2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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