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갑자기 웬 강점검사 자격증인가 싶었는데

그냥 심심해서 시작한 일

며칠 전 밤에 침대에 누워서 휴대폰을 보다가 우연히 강점검사 자격증이라는 걸 보게 됐다. 평소에 성격 유형 검사나 이런저런 테스트를 좋아하는 편이라 그냥 무심코 클릭했는데, 한국직업능력원격평생교육원인지 뭔지 하는 곳에서 무료로 강의를 들을 수 있다고 해서 홀린 듯이 가입을 해버렸다. 사실 요즘 직장에서 일이 좀 무료하기도 하고, 퇴근하고 집에 오면 유튜브 보는 것 말고는 딱히 하는 게 없다는 게 문득 신경 쓰였던 터라 뭐라도 하나 따두면 나중에 쓸모가 있지 않을까 하는 아주 막연한 생각이었던 것 같다. 딱히 이걸로 당장 이직을 하겠다거나 대단한 커리어를 쌓겠다는 계획은 전혀 없었다. 그냥 어쩌다 보니 시작된 거다.

집에서 듣는 강의의 함정

문제는 강의를 듣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처음엔 의욕이 넘쳐서 노트북 앞에 딱 앉아서 필기도 하고 꽤 진지하게 임했다. 그런데 이게 집에서 하니까 자꾸 딴짓을 하게 된다. 강의 중간에 냉장고 가서 물 마시고 오고, 갑자기 폰으로 뉴스 확인하고, 그러다 보면 영상은 계속 돌아가고 있고 나는 멍하니 화면만 보는 상황이 반복됐다. 대충 15만 원 정도 하는 비용을 내야 하는 민간자격증이 많은데 여기는 일단 무료라고 하니 부담은 없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부담이 없으니까 더 집중이 안 되는 느낌이랄까. 그냥 틀어놓고 딴짓을 하는 시간이 더 많아지면서 이게 공부인지 노동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낯선 용어들과의 씨름

중반부로 넘어가니 강점검사 관련 용어들이 쏟아지는데 이게 참 애매하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의 장점을 ‘전략적 사고’라고 이름 붙이고 그걸 또 세분화해서 설명하는데, 솔직히 현실에서 친구들한테 “너는 전략적 사고가 강점이구나”라고 말하면 다들 뭐라고 할까. 그냥 좋게 말하면 분석적인 거고 나쁘게 말하면 생각이 많은 건데, 이걸 굳이 이렇게까지 복잡하게 분류해서 자격증까지 따야 하나 싶었다. 한국직업진흥원 같은 곳에서 발행하는 자격증들은 이런 용어들을 아주 정교하게 포장해두는데, 막상 현업에서 얼마나 쓰일지 상상이 잘 안 됐다. 그래도 일단 시작했으니 끝은 봐야겠다 싶어 꾸역꾸역 진도를 나갔다.

시험 직전의 고민

시험을 봐야 자격증이 나온다길래 며칠 전부터는 슬슬 긴장이 됐다. 시험 비용도 시험 비용인데, 괜히 떨어지면 기분이 나쁠 것 같아서 말이다. 기출문제 비슷한 것들을 보면서 느끼는 건데, 정답이라는 게 너무 교과서적이다. 사람 성격이라는 게 상황 따라 기분 따라 바뀌는 건데, 질문은 항상 ‘가장 바람직한 답변’을 요구한다. 이게 좀 답답했다. 내가 생각하는 내 모습과 시험이 원하는 ‘강점이 많은 사람’의 모습 사이에서 계속 갈등했다. 어차피 민간자격증인데 이렇게까지 머리 써야 하나 싶으면서도, 또 한편으론 다 따놓고 나면 나중에 이력서에 한 줄이라도 더 적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욕심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결국은 이게 무슨 의미일까

지금은 일단 시험 준비를 거의 마쳤다. 자격증 종류가 하도 많아서 이거 말고도 심리상담이나 코칭 관련해서도 눈이 가긴 하는데, 막상 하나를 해보니까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기도 하다. 진짜로 사람들이 이런 자격증을 보고 나를 다르게 평가할까? 아니면 그냥 내 만족인가. 예전에 베트남 음식 자격증 따서 식당 차린 사람 이야기를 들었을 땐 참 대단해 보였는데, 내가 하는 건 고작 온라인 강의 몇 개 듣고 클릭 몇 번 하는 게 전부니 뭔가 허전하다. 자격증이 온다고 해서 내 삶이 드라마틱하게 변할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일단 내일 시험은 무사히 치러볼 생각이다. 합격하고 나서도 이게 진짜 ‘강점’이 될지는 미지수지만.

“갑자기 웬 강점검사 자격증인가 싶었는데”에 대한 2개의 생각

  1. 강점검사 관련 용어들이 너무 딱딱하게 느껴져서, 실제 대화에서 사용하기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전략적 사고’처럼 전문적인 용어를 친구에게 말하기가 좀 어색하네요.

    응답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