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양식조리기능사 필기 붙고 나서 찾아온 막막함

필기 합격하고 나니 시작된 실기 고민

양식조리기능사 필기를 운 좋게 한 번에 붙고 나니까, 당연히 그다음은 실기겠거니 하고 가볍게 생각했다. 접수비가 생각보다 비싸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막상 큐넷에서 시험 일정을 조회해보니 이게 정말 전쟁이 따로 없었다. 원하는 날짜와 장소는 이미 마감인 경우가 허다하고, 자리가 열리자마자 들어갔는데도 결제 버튼 누르는 사이 매진되는 일이 반복되니까 슬슬 짜증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결국 집에서 한 시간 반은 더 걸리는 타 지역 시험장을 골랐는데, 이러면 교통비까지 더해져서 사실상 응시료가 배로 드는 셈이다.

학원 등록과 재료비의 압박

독학으로 해볼까 잠시 고민했지만, 주변에서 하도 칼질이나 불 조절이 까다롭다고 해서 결국 요리학원을 알아봤다. 수강료가 보통 30만 원에서 40만 원대인데, 재료비까지 별도로 내야 하는 곳이 많아서 한 번 등록할 때 나가는 돈이 만만치 않다. 첫 수업 때는 양파 채 써는 것부터 배웠는데, 집에서 평소에 하던 거랑은 차원이 달랐다. 선생님이 옆에서 계속 뭐라고 하시는데, 머리로는 이해해도 손이 안 따라주니 답답하기만 했다. 무엇보다 수업 시간 3시간 동안 서서 집중하는 게 체력적으로 꽤나 버거웠다.

시험장 분위기와 묘한 긴장감

실제 시험장에 가보니 생각보다 나이대도 다양하고 다들 비장한 표정이었다. 조리복 입고 조리모까지 쓰고 나니 뭔가 대단한 일을 하는 기분도 들었지만, 곧바로 닥쳐올 재료 손질 압박에 금세 잊어버렸다. 옆 사람이 재료를 미리 씻어두거나 다듬는 걸 힐끗 보게 되는데, 괜히 내 속도가 느린 건 아닌가 싶어서 페이스가 꼬이기도 한다. 사실 실기 시험이라는 게 요리를 맛깔나게 하는 것보다, 규정된 시간 안에 정해진 과정을 ‘지키면서’ 완성하는 게 핵심이라는데, 그게 생각보다 인위적이라 자꾸 헷갈렸다.

낙방의 두려움과 끝없는 연습

한 번 떨어지면 다시 접수하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그 기간이 제일 스트레스다. 합격자 발표가 날 때까지 며칠 동안은 괜히 불안하고, 결과가 나오면 바로 또 다음 시험을 찾아봐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다. 햄버거 스테이크나 브라운 그레이비 소스 같은 메뉴는 연습할 때마다 맛이 미묘하게 달라져서 도대체 뭐가 정답인지 갈피를 잡기 어렵다. 집에서 재료 사다 연습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뒷정리까지 하고 나면 기운이 다 빠진다.

과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순간들

가끔은 내가 왜 이 고생을 하고 있나 싶다. 취미로 요리하는 건 즐거운데, 기능사 시험은 정해진 틀에 맞춰야 하니까 요리가 아니라 노동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합격하면 물론 뿌듯하겠지만, 지금 당장은 4만 원대인 응시료를 몇 번이나 더 날려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한숨만 나온다. 다음에 시험을 치러 갈 때는 부디 한 번에 끝났으면 좋겠는데, 연습할수록 부족한 점만 눈에 띄니 걱정만 늘어간다. 오늘도 학원에서 가져온 서툴게 만든 스튜를 보며 그냥 대충 마무리했다.

“양식조리기능사 필기 붙고 나서 찾아온 막막함”에 대한 4개의 생각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