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Q 자격증, 왜 땄고 그래서 실제로 뭘 얻었나
솔직히 말하면, ITQ 자격증을 따기로 결정한 건 정말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취업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가점’이라도 얻을 수 있다면, 그리고 준비 과정이 너무 어렵지 않다면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AI 오피스 실무 자격’이라는 이름이 당시 막 배우기 시작했던 엑셀, 워드 같은 프로그램 활용 능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느낌을 줘서 좀 끌렸다. 주변에 이미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도 있었고, ‘컴퓨터활용능력’ 같은 상위 자격증에 비하면 훨씬 진입 장벽이 낮다고 들어서 부담도 덜했다.
그렇게 마음먹고 경북전문대학교와 영주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서 운영하는 ITQ 과정에 등록했다. 과정은 약 3개월 정도 진행되었는데, 첫 한 달은 기본적인 오피스 프로그램 기능들을 다시 한번 짚어주는 시간이었다. 사실 이미 어느 정도는 다룰 줄 안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기회에 제대로 기초를 다진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강사님께서 실제 업무에서 자주 쓰이는 팁들을 알려주셔서 유용했다. 예를 들어, 엑셀에서 특정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찾는 단축키나, 워드에서 복잡한 문서를 깔끔하게 편집하는 방법 같은 것들 말이다. 이 부분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다. 가격대는 대략 30만 원 내외였는데, 국비 지원을 받아서 실제 부담은 훨씬 적었다. 훈련 기간은 총 12주 정도 잡았는데, 매주 2회, 3시간씩 수업을 들었다. 물론 개인적으로 복습하는 시간까지 합하면 더 걸렸지만.
준비 과정에서의 예상치 못한 난관과 고민
가장 큰 고비는 역시 시험 직전이었다. 이론 학습보다는 실기 위주로 진행되는 시험이다 보니, 단순히 기능을 아는 것과 정해진 시간 안에 실수 없이 구현해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특히 엑셀 문제 중에는 함수를 여러 개 조합해서 써야 하는 복잡한 경우들이 많았는데, 몇 번을 해도 답이 틀리거나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그때 정말 ‘이거 내가 할 수 있는 거 맞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약간의 회의감이 들었다. 평소에 엑셀을 그냥저제 끄적이는 정도로만 썼지, 이렇게 공식적인 시험을 볼 만큼 깊이 있게 공부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정도면 되겠지’ 하고 방심했다가 크게 데인 경험도 있다. 어떤 날은 특정 함수 문제가 너무 쉽게 느껴져서 ‘오늘 컨디션 좋다!’ 했는데, 막상 채점해보니 오타 하나 때문에 틀리는 경우가 있었다. 정말 허탈했다. 시험은 총 4개 과목(워드프로세서, 엑셀, 파워포인트, 한글)을 봐야 했고, 과목당 500점 만점에 400점 이상을 받아야 합격이었다. 시간 제한도 60분으로 꽤 빠듯했다.
결과와 현실적인 평가: 득과 실
결론적으로 ITQ OA(Office Automation) Master 등급, 즉 4개 과목 모두 합격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건 파워포인트였는데, 평소 발표 자료 만드는 것을 좋아했던 덕분인지 디자인이나 구성 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가장 낮았던 건 역시 엑셀. 410점으로 간신히 합격했다. 만족스러운 점은, 이 과정을 통해 오피스 프로그램 활용 능력이 확실히 향상되었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단순히 ‘이런 기능이 있었나?’ 하고 찾아보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필요할 때 어떤 기능을 써야 효과적인지 먼저 떠올릴 수 있게 되었다. 업무 효율성이 눈에 띄게 좋아진 건 아니지만, 막연하게 ‘잘 쓰고 싶다’에서 ‘이 정도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바뀌었다. 이건 분명한 ‘득’이었다. 하지만 ‘실’이라고 느낀 부분도 있었다. ITQ 자격증이 실무에서 ‘필수’라고 느끼기에는 부족했다는 점이다. 몇몇 회사에서는 서류 제출 시 가점으로 인정해주거나 우대하는 경우가 있지만, 내가 지원했던 곳에서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마치 학창 시절에 필수 과목은 아니지만, 그래도 알아두면 좋은 ‘선택 과목’ 같은 느낌이랄까. 기대했던 것만큼의 취업 경쟁력 강화 효과는 크지 않았다.
그래서 누가 ITQ 자격증을 따면 좋을까?
ITQ 자격증 준비는 이런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첫째, 컴퓨터 활용 능력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은 대학생이나 취업 준비생. 특히 오피스 프로그램이 낯설거나 기초부터 다시 다지고 싶은 분들에게는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둘째, 이직이나 재취업을 준비하면서 이력서에 ‘그래도 뭔가 했다’는 증거를 남기고 싶은 분들. 물론 이걸로 합격이 결정되는 건 아니지만, 면접관에게 최소한의 성실함이나 기본적인 역량을 보여주는 용도로는 나쁘지 않다. 셋째, 현재 직무에서 오피스 프로그램 활용 능력을 조금 더 높이고 싶은 직장인. 앞서 말했듯이 실제 업무 팁들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시간 대비 효율이 나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분들은 굳이 ITQ에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첫째, 이미 오피스 프로그램을 능숙하게 다루고 있거나, 컴퓨터활용능력 1급, MOS Master와 같이 더 높은 수준의 자격증을 목표로 하는 분들. ITQ는 확실히 ‘입문’에 가깝다. 둘째, 자격증 취득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실제 업무에 바로 적용 가능한 고도의 전문 기술이나 실무 경험을 쌓고 싶은 분들. ITQ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셋째, 정말 솔직히 말해, 지금 당장 자격증이 없어도 업무 수행에 전혀 지장이 없는 분들. 이런 경우에는 자격증 준비에 쏟을 에너지를 다른 자기 계발이나 경험 쌓기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이득일 수 있다. 나의 경우, 이 과정을 통해 얻은 가장 현실적인 ‘다음 단계’는 엑셀 함수 부분을 더 심도 있게 공부하거나, SQL 같은 데이터 분석 툴을 배워보는 것이었다. ITQ는 그저 ‘시작점’이었을 뿐이다.

엑셀 문제 풀면서 함수 조합 때문에 정말 당황했었어요. 평소에 엑셀을 간단하게만 사용했는데, 시험처럼 깊이 있게 공부한 적이 없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