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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시험 준비하다가 덜컥 겁이 났던 날

도서관에 앉아서 기출문제를 풀고 있으면 가끔 내가 지금 뭘 위해 이러고 있나 싶을 때가 있다. 사실 작년 겨울부터 시작했으니까 이제 꽤 됐는데, 처음에는 그냥 막연하게 남들도 다 하니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었다. 그런데 요즘 들어 뉴스를 보면 마음이 복잡해진다. 얼마 전에는 뉴스에서 음주운전 방조죄 관련 기사를 보다가 문득 내 상황이랑 겹쳐 보이면서 식은땀이 났다. 만약에 내가 정말 사소한 실수라도 해서 전과가 생기면 공무원 시험은 물 건너가는 거 아닌가 싶은, 말도 안 되는 불안감이 들기 시작한 거다. 그냥 공부나 하면 되는데, 이런저런 잡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게 수험생의 숙명인가 싶기도 하고.

족보닷컴 뒤적이다 든 생각

며칠 전에는 족보닷컴 같은 사이트에서 기출문제를 좀 찾아봤다. 학교 다닐 때 기말고사 준비하던 기억이 나면서 괜히 반갑기도 하고, 동시에 한숨도 나왔다. 학교 다닐 때는 기출문제 하나가 그렇게 소중했는데, 이제는 그런 족보보다 더 거대한 벽 같은 게 내 앞을 가로막고 있는 기분이다. 물론 무료 열람실이나 핵심 유형 점검 같은 서비스가 잘 되어 있는 건 알겠는데, 이상하게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눈만 아프고 머릿속에는 하나도 안 들어온다. 결국 서점에 가서 종이로 된 문제집을 한 권 더 사 왔는데, 사고 나서 보니 집에 이미 똑같은 과목의 다른 출판사 문제집이 두 권이나 쌓여 있었다. 왜 나는 자꾸 똑같은 걸 또 사는 걸까.

시험 준비의 비용과 현실

공무원 준비한다고 들어가는 돈이 만만치가 않다. 한 달에 교재비랑 인강 비용, 그리고 스터디 카페 이용료까지 합치면 대략 20만 원에서 30만 원 정도가 꾸준히 나간다. 알바를 병행하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하고, 그렇다고 집에서 돈을 계속 달라고 하기도 미안하고. 얼마 전에는 제조 창업기업 인증 지원 프로그램 기사를 봤는데, 거긴 시험비까지 지원해 준다고 해서 조금 부러웠다. 우리는 그런 거 없나? 그냥 맨몸으로 부딪혀서 합격해야 하는 건데, 가끔은 이런 비용 자체가 나한테는 커다란 진입 장벽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특히나 이번 의사 국가고시 사태처럼 신규 인력이 배출되는 과정이 흔들리는 걸 보고 있으면, 내가 준비하는 이 길이 나중에 어떻게 변할지 확신이 서지 않을 때가 있다.

보안 규제와 자격증의 무게

어제는 산업 보안 관련 컨퍼런스 기사를 읽었다. ‘보안은 규제가 아니라 경쟁력’이라는 말이 참 거창하게 들리는데, 막상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그게 다 업무 부담일 거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나중에 자격증을 따서 공직에 들어가면 이런 새로운 규제들을 현장에서 직접 적용하고 관리해야 할 텐데, 지금 내가 푸는 기출문제들이 과연 실무에서 얼마나 쓰일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시험은 시험일 뿐인데, 왜 이렇게 실무랑 동떨어진 걸 외우고 있어야 하는지.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드는 것 자체가 공부하기 싫은 핑계 같아서 스스로가 좀 한심해 보인다.

알 수 없는 미래와 현재의 불완전함

주변 친구들은 벌써 회사에서 승진하고 연봉 올랐다는 소식이 들리는데, 나만 여기 멈춰 있는 것 같다. 도서관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마주치는 사람들은 다들 바쁘게 움직이는데 나만 동떨어진 기분. 작년에는 금방 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훨씬 길어지고 있다. 이제는 딱히 목표를 크게 세우지도 않는다. 그냥 오늘 할당된 분량의 문제집을 다 푸는 것, 그것 말고는 내일 일을 계획하는 게 의미가 없어졌다. 가끔은 그냥 다 그만두고 싶다가도, 이미 들인 시간과 돈이 아까워서 차마 손을 못 놓는 거다. 이게 정말 내 적성에 맞는 건지, 아니면 그냥 불안함을 피하려고 선택한 도피처인지도 이제는 잘 모르겠다. 오늘도 문제집 한 권을 가방에 넣고 다시 도서관으로 향하는데, 날씨가 좋아서 오히려 더 우울한 그런 날이다.

“공무원 시험 준비하다가 덜컥 겁이 났던 날”에 대한 4개의 생각

  1. 제조 기업 지원 프로그램도 알아봤던 거군요. 저도 비슷한 고민을 많이 했는데, 시간 부족 때문에 알바는 힘들고, 지원 프로그램 같은 건 또 복잡해서 결국 혼자 공부하는 쪽으로 돌아갔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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