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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인 전문직이라는 이름 아래 숨겨진 고민들

전문직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묘한 거리감

주변에서 흔히들 전문직이라고 하면 뭔가 탄탄대로를 걷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나도 그렇게 믿었었다. 서른이 넘어가고, 슬슬 자격증 하나는 따두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 여기저기 기웃거리던 때가 있었다. 국민내일배움카드 사용처를 뒤져보며 내가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 고민하던 그 시절, 그저 막연하게 ‘전문적인 기술’이 있으면 평생 먹고살 걱정은 없겠지 싶었다. 그런데 막상 내가 그 소위 말하는 전문직이라는 범주에 발을 담그고 나니, 이게 생각보다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다. 사람들은 흔히 전문직의 높은 연봉이나 사회적 지위 같은 결과물만 보지만, 정작 그 안에서 겪는 피로감이나 미래에 대한 불안은 좀처럼 말하기 어렵다. 요즘 토스뱅크 같은 곳에서도 전문직 사업자 대출 상품이 나오는 걸 보면, 은행들도 우리를 하나의 ‘안정적인 수익 모델’로 보는 것 같아 기분이 묘하다. 나를 그저 대출 잘 갚을 사람으로만 보는 것 같은 그 차가운 시선이 때로는 더 낯설게 느껴진다.

상담 창구 앞에서 느꼈던 낯선 기분

한번은 정말 진로 고민이 깊어져서 취업 상담 비슷한 자리에 가본 적이 있다. 그때 상담사가 내 직업을 듣더니 대뜸 “안정적인 직종에 계시니 크게 걱정할 게 없지 않냐”고 되묻는데, 솔직히 거기서 말문이 막혔다. 내가 고민하는 건 남들이 생각하는 경제적 안정성보다는 내 일의 수명이 언제까지일까, 혹은 내가 이 일을 정말로 좋아하며 버틸 수 있을까 하는 근본적인 회의감이었기 때문이다. 상담 비용으로 대략 10만 원 가까이 썼던 것 같은데, 결과적으로 얻은 건 나를 향한 ‘너는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식의 뻔한 위로뿐이었다. 그 비용이면 차라리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생각을 정리하는 게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누군가에게 내 커리어를 상담받는다는 게, 사실은 내 고민을 타인의 프레임 속에 구겨 넣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그때 처음 했다.

결혼과 전문직, 그리고 알 수 없는 중개 시장

결혼정보회사 가격이 얼마인지 우연히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듣고 나니 헛웃음이 나왔다. 특정 전문직군에게는 가입비 할인 혜택이 있다거나, 소위 말하는 ‘등급’이 매겨진다는 사실이 꽤나 충격적이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데 왜 이런 경제적 기준이 먼저 앞서는 걸까. 물론 현실적인 부분이 중요하겠지만, 마치 상품을 거래하듯 매칭되는 시장 안에 내가 속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주변 지인 중에는 실제로 그런 중개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들이 말하는 조건들은 하나같이 똑같았다. 안정적인 수익, 자산 규모, 그리고 직업적 타이틀. 나는 그냥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고 싶었을 뿐인데, 어느덧 나라는 사람이 하나의 자산 가치로 평가받고 있다는 사실이 가끔은 견디기 힘들 때가 있다.

매일 반복되는 업무의 무게감

솔직히 전문직이라고 해서 매일이 화려한 것도 아니다. 아침 9시에 출근해서 밤늦게까지 쏟아지는 서류를 처리하고,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조율하다 보면 내가 누구인지조차 잊어버리곤 한다. 예전에 미국 이민 정책이나 취업 비자 뉴스를 보면서 나도 해외로 나가는 건 어떨까 상상해 본 적이 있다. 하지만 거기도 결국은 치열한 생존의 현장일 뿐, 여기서 느끼는 공허함이 장소를 바꾼다고 해결될까 싶기도 하다. 요즘은 차라리 아무 생각 없이 몸을 쓰는 일을 해볼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한다. 물론 실제로 실행에 옮길 용기는 없지만, 그냥 그런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도망치고 싶을 만큼 지금의 현실이 답답할 때가 있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나만의 답

내일 다시 출근하면 또다시 똑같은 일상이 시작될 것이다. 주변에서는 전문직이니까, 자격증이 있으니까 다 괜찮을 거라고 말한다. 그런데 정말 그게 다일까. 때로는 내 옆자리 동료가 나보다 훨씬 더 깊은 고민을 안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조금은 위안을 받기도 하지만, 결국 내가 져야 할 삶의 무게는 온전히 내 몫이다. 요즘은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도 희미해졌다. 예전처럼 국민내일배움카드를 쥐고 강의 목록을 뒤지던 열정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그냥 이대로 조금 더 버티다 보면 답이 나올까, 아니면 그냥 이게 답인 채로 살아가는 게 맞는 걸까. 지금도 나는 이 막연한 의문 속에서 매일을 꾸역꾸역 보내고 있다. 정답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만 정답을 찾으려는 내가 가끔은 조금 안쓰럽다.

“안정적인 전문직이라는 이름 아래 숨겨진 고민들”에 대한 4개의 생각

  1. 해외 진출도 결국 경쟁이라고 생각하니, 물리적으로만 벗어나면 해결되는 건 아니구나. 지금 당장 물류 일을 해보는 건 쉽지 않겠지만, 그런 고민 자체가 답을 찾는 촉매제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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