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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덜컥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는데

어느 날 문득 회사 일이 좀 한가해지니까 묘한 불안감이 찾아왔다. 다들 뭐라도 배우면서 사는 것 같은데 나만 정체되어 있는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거창한 건 엄두도 안 나고 일단 큐넷 사이트에 들어갔다. 자격증 종류가 왜 이렇게 많은지 한참을 들여다보다가 그냥 만만해 보이는 것부터 하나씩 눌러봤다. 시험 접수일이랑 응시료 보니까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더라. 예전에는 국가 자격증이라고 하면 무조건 어려운 줄 알았는데, 요즘은 그래도 정보를 찾기가 쉬워져서 마음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큐넷 접수까지의 복잡한 절차

사실 큐넷 사이트는 들어갈 때마다 뭔가 긴장하게 된다. 보안 프로그램 설치하고 인증서로 로그인하고, 그러다 보면 시작도 하기 전에 지친다. 이번에도 시험 접수하려고 들어갔는데, 이게 또 날짜를 놓치면 다음 시험까지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 일식조리기능사 같은 것도 처음에 국기검 사이트 뒤지다가 없어서 당황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국가기술자격은 다 큐넷에서 처리하는 거였다. 이런 사소한 것들을 하나씩 알아가는 게 생각보다 에너지가 많이 든다. 누군가에게 물어볼 곳도 마땅치 않아서 그냥 혼자 모니터 보면서 헤매는 게 일상이다.

집 근처 교육센터와 인강의 늪

회사 근처나 집 근처에 교육센터가 있나 찾아봤는데, 막상 가려니 귀찮음이 앞선다. 인강은 45종 민간자격증 무료수강 같은 것도 많던데, 이게 막상 들어보면 강사마다 스타일이 너무 달라서 정착하기가 쉽지 않다. 비용 문제도 고민이다. 경기도 쪽에서는 ‘잡아바 어플라이’ 같은 곳에서 응시료 지원도 해준다는데, 서류 챙겨서 올리는 것도 일이라서 그냥 내 돈 내고 치는 게 속 편할 때가 있다. 무료라고 해서 덜컥 신청했다가 중간에 흥미 잃고 흐지부지될까 봐 그게 더 걱정이다. 벌써 결제해놓고 몇 번 보지도 않은 강의가 몇 개인지 모르겠다.

비용과 시간의 애매한 상관관계

요즘 강아지 키우는 사람들은 애견유치원비용도 만만치 않게 든다던데, 자격증 하나 따는 것도 은근히 돈이 샌다. 교재비에 응시료에, 필요하면 실습비까지. 얼마 전에 친구가 전기기사 CBT 공부한다고 해서 옆에서 좀 봤는데, 정말 외울 게 끝도 없어 보였다. 나는 그 정도 열정은 없는 것 같아서 적당히 따기 쉬운 자격증 위주로 보고 있는데, 이것도 막상 시작하면 생각보다 공부할 양이 많아서 덜컥 겁부터 난다. 직업능력개발 어쩌고 하는 문구들을 보면 다들 전문가가 되려고 저러나 싶고.

공부를 시작하려니 밀려오는 현타

사실 자격증이 있다고 해서 인생이 드라마틱하게 변할 것 같지는 않다. 회사 변호사 채용 공고를 보니까 급여가 800만 원 이상이라는데, 그런 전문적인 자격증은 나랑은 거리가 너무 멀고, 내가 지금 하려는 공부가 나중에 이직에 도움이 될지도 사실 잘 모르겠다. 그냥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시간 날 때 조금씩 들여다보는 정도랄까. 밤에 퇴근하고 침대에 누워서 유튜브 보는 대신에 문제집 한 페이지라도 넘기면 그게 어디냐 싶기도 하고.

앞으로 계속할 수 있을까

시험 날짜가 다가올수록 점점 발등에 불이 떨어지는 게 느껴진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막상 접수 완료하고 나니까 책임감 같은 게 느껴져서 마음이 좀 무겁다. 이게 뭐라고 이렇게까지 하나 싶다가도, 또 시험장에 가서 다들 열심히 문제 푸는 거 보면 나도 정신 차려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자격증 자체보다는 그 과정에서 느끼는 소소한 성취감이 나를 붙잡아두는 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전히 퇴근하고 집에 오면 책을 펴기가 너무 싫다. 내일은 좀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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